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는 기획물입니다. 오랜 독일생활을 통해서 알게 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독일사회의 모습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그러한 독일모델이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사회갈등, 정치발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떠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필자주: 조성복)


인천시, 지역구 국회의원은 1명 줄어들지만…
독일의 선거제도 ⑧ 선거구 획정문제 (3)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비록 권역별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정당득표율에 따른 의석수 배분을 골자로 하는 독일식 선거제도(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이와 함께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비율을 2:1로 하자는 내용을 공식적으로 제안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를 그냥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선관위의 발표에 앞서 이와 유사한 '선거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던 필자의 입장도 힘을 받게 되었다. (☞관련 기사 : 지역구 국회의원, 오히려 줄어야 한다…왜?) 

선관위의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것 같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거의 60% 정도가 찬성의 입장을, 나머지 40%는 현상유지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국민은 이 제도의 도입에 대해 절반 정도가 찬성 입장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면에 지역구를 246석에서 200석으로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54석에서 100석으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의 약 78%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였다.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의 반대가 조금 많기는 하였지만 새정치민주연합도 이와 비슷하였다.    

더불어 이러한 의석수 조정을 권역별 인구수에 따라 배분하자는 방안에 대해서는 여러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인구수가 줄고 있는 지방과 농촌 지역에서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심지어 면적의 대표성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의 대표성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인구수보다 더 중요한 요소를 찾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독일은 전체 지역구 평균인구수를 기준으로 하여 선거구를 획정하고 있고, 미국에서도 인구수가 하원의원의 지역구를 나누는 기준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구가 밀집한 캘리포니아 주에는 53개의 지역구가 있는 반면에, 이에 접하고 있으며 비슷한 면적을 가진 아리조나 주는 9석, 오레곤 주는 5석, 네바다 주는 4석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익숙한 뉴욕 주에는 27개 지역구가 있는 반면에, 이보다 더 큰 면적을 가진 몬타나, 와이오밍, 노스 다코다, 사우스 다코다 주들은 각각 1개의 지역구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이 중요 

전국이 모두 1일 생활권이 되는 등 교통과 통신수단의 눈부신 발전에 따라 지역구가 갖는 의미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구를 지나치게 세분화하여 설정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지역구 수를 적절하게 축소하고 비례대표를 확대하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그들이 지역이기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좀 더 거시적 관점에서 국정 전반을 한꺼번에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청년 일자리, 비정규직, 소득 양극화, 세대 간 갈등 등 현재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은 단순히 어느 지역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요구에서 벗어난다면, 또 그 인원이 2:1 정도로 적은 수가 아니라면 충분히 그러한 대안의 모색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필자의 개정안에서 보았듯이 지역구 의석을 200석으로 조정할 경우, 서울시는 기존 48석에서 40석으로 8석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시도별(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게 되면 비례대표 의석수가 20석이 늘어나게 되어 결과적으로 서울시 의석수는 총 60석이 된다. 기존보다 12석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나머지 15개 광역시·도의 지역구 의석수는 대전시를 제외하고는 모두 1~5석 가량 감소하지만, (시도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경우) 늘어나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감안하면 전체 의석수가 기존보다 줄어드는 시·도는 한 군데도 없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인천시의 경우, 지역구 의석이 기존 12석에서 11석으로 1석이 줄어들지만, 비례의석이 6석 늘어나게 되어 결과적으로 인천시의 총 의석수는 17석으로 5석이 증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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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인구에 따라 의석수를 조정할 경우, 인천시에서는 '계양구갑'과 '계양구을'의 지역구만 통합하여 하나의 선거구로 하고, 그 가운데 일부지역을 '서구강화군갑' 또는 '서구강화군을'과 조정하면 된다. 인구수가 평균인구보다 25% 부족한 '중구동구옹진군'은 '연수구'로부터 일부지역을 넘겨받아 인구수를 늘려야 한다. 마찬가지로 '남동구을'도 '부평구갑' 또는 '부평구을'로부터 일부 지역을 넘겨받아야 한다. '남구갑'과 '남구을'은 '남동구갑'과 일부 지역들을 조정하여 인구수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천시는 일부 지역에서 인구수가 많이 늘어나면서 평균인구수를 초과하는 지역구가 다섯 군데에 달해 나머지 지역들과 조정을 하면 큰 무리 없이 선거구를 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구 조정에 따른 현역의원들 사이의 갈등도 그다지 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 편에서는 지역구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선거구 조정에 대해 살펴보겠다. 

/ 조성복 독일정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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