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시안에 연재하고 있는 기획물입니다. 오랜 독일생활을 통해서 알게 된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독일사회의 모습을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그러한 독일모델이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점점 더 심화되고 있는 한국사회의 양극화, 사회갈등, 정치발전 등의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떠한 시사점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필자주: 조성복)

국회의원 지역구 의석, 이렇게 줄이자
독일의 선거제도 ⑦ 선거구 획정문제 (2)

 


여야 정치권이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구성하여 선거구 및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정개특위에서 이 문제들을 어떻게 다룰지 모르겠으나, 다만 선거구 관련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헌재의 결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임시방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거구 간 인구 격차를 1:3에서 1:2로 줄이는 것이 비록 헌재의 결정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표의 등가성을 훼손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관련기사 : 지역구 국회의원, 오히려 줄여야 한다…왜?)

 

이뿐만 아니라 선거구를 획정하는 일은 원래 사법부의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옳고 그르거나 맞고 틀리는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성원의 합의가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일은 판사들의 몫이 아니고, 당연히 정치인들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따라서 정개특위는 헌재 결정에 따른 선거구 조정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필자는 인구 25만 명(인구 5000만 명을 200석으로 나눈 평균 수치, 이하 '평균인구'라 한다)에 1석의 지역구를 할당하는 방식으로 선거구를 조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평등권을 더 확실하게 보장할 뿐만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선거구 조정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 경우 전국의 지역구를 현재 246석에서 200석으로 줄일 수 있고, 54석인 비례대표를 100석으로 늘릴 수 있다. 비례대표 의석을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 일부 반대의견이 제기되는 이유는 당 대표나 계파의 이익에 따라 후보공천이 잘못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직 후보의 선출방식을 제대로 적용하면(☞관련기사 : 친노·비노가 당권에 목숨거는 이유는) 해결될 문제이다.     

 

전국의 지역구 의석이 200석으로 축소되면, 서울시 지역구 수는 현행 48석에서 40석으로 8석이 줄게 된다. 아래 표는 기존 48개 지역구 중에서 평균인구보다 ±25%를 초과한 19개 지역구 가운데 16개를 8개로 통합하여 40개로 만든 결과이다. 마찬가지로 나머지 3개 지역구의 경우에도 주변 지역구와 일부 조정을 거치게 되면, 서울시 전체 유권자의 권리는 현재보다 동등해질 것이다.

 

위와 같은 선거구 조정방식은 독일의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연방선거법 3조는 각 선거구의 인구수가 '전체 선거구 평균인구'와 비교하여 ±25% 이상 차이가 나면 해당 선거구를 재획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선거구의 상당수는 행정구역이 다른 주변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어차피 각 선거구의 인구수를 완벽하게 일치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정도의 오차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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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 평균인구에 따른 서울시의 선거구 조정결과(48석→40석) 

 

기존의 48개 선거구 중에서 인구수가 평균인구(25만 7040명)의 ±25%를 초과하는, 즉 인구수가 부족하여 통합의 대상이 되는 지역구는 총 19개이다. 나머지 29개 선거구는 지역의 인구수가 약 25만 명에 가깝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수가 평균인구에 현저히 미달하는 <종로구+중구>, <성동구갑+성동구을>, <서대문구갑+서대문구을>의 6개 지역은 각각 3개의 선거구로 통합된다. 이곳들은 통합 인구수가 평균인구와 크게 차이가 없어서 더 이상의 조정이 필요하지 않다.

 

<광진구갑+광진구을>은 통합 후 인구 과다로 일부 지역을 중랑구 지역구에 넘겨야 한다. <동대문구갑+동대문구을>도 마찬가지로 통합 후 일부 지역을 성북구 및 중랑구와 조정해야 한다.

 

<강북구갑+강북구을>은 통합하여 일부 지역을 성북구에 넘겨야 한다. 중랑구와 성북구의 4개 선거구들은 모두 평균인구보다 적게는 -4%에서 많게는 -24% 정도 부족한 인구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 지역과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

 

<도봉구갑+도봉구을>은 통합 후 일부지역을 노원구와 조정하면 된다. <마포구갑+마포구을>은 통합하여 일부지역을 은평구에 넘기면 된다. <마포구을>의 인구수는 23만 5000명으로 평균인구에 가까우나 <마포구갑>의 인구수가 현저히 부족하여 통합이 불가피하다.

 

선거구가 통합되지는 않으나 인구수가 부족한 <노원구갑>(-30.8%)은 도봉구의 일부 지역을 받아야 하고, <영등포구을>(-26.4%)은 양천구에서 일부 인구를 받아야 하며, 마찬가지로 <동작구을>(-28.7%)은 관악구와 일부 지역을 조정하면 된다. 다음 편에서는 인천시의 선거구 조정에 대해 살펴보겠다.

 

/ 조성복 독일정치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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