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모델의 정치조건’은 수많은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인 노동시장 개혁을 달성한 네덜란드의 개혁과정을 입체적으로 추적해봄으로써, 이를 통해 우리의 정치적 객관성과 상상력을 높여보고자 기획된 연재물입니다. 물론 네덜란드 모델이 과연 ‘성공적’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했을 때, 네덜란드에 사는 노동자들이 우리보다 훨씬 평등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당과 정치인들이 개혁과정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네덜란드의 정책결정과정 속에서는 그야말로 정치가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들을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정치의 본래 역할은 무엇이고 그것이 갈등의 현장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반대로, 왜 우리의 정치는 이렇게도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져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도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필자주(손정욱)

정경연 에세이2 네덜란드 모델의 정치조건

 

 

2장. 바세나르 협약의 의미유연하고 분산된 새로운 노사관계 모델의 등장

 

 

손정욱 국회 비서관(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1. 네덜란드 노사관계의 특징

 

1) 사회합의주의

 

2차 대전 이후 유럽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은 급변하는 세계시장에 민감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는 사회적 기제들을 마련해왔다. 이른바 ‘사회적 합의주의’(social corporatism, 이하 사회합의주의)라고 불리는 이들의 노사정 관계는 성장과 분배, 혹은 경제발전과 복지확대를 균형 있게 접목시키면서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비교적 성공적으로 만들어 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회합의주의의 핵심은 노동과 자본으로 대표되는 사회 세력들이 정책결정과정의 밖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 속에 직접 참여해 서로의 의견을 조정하고 합의해 나가면서 결과를 도출하는 데 있다. 서유럽 국가들의 사회합의주의적 특징을 역사적 맥락 속에서 비교분석한 카첸슈타인(Peter Katzenstein)은 이런 합의주의의 조건으로 크게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노동, 자본, 정부 등과 같은 주요 사회구성원들 간에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하는 사회적 파트너십(social partnership)이 존재한다. 둘째, 노동과 자본의 집단 구조가 집중화되어 있고 중앙화(centralized and concentrated interest groups)되어 있다. 셋째, 주요 사회집단들 간에 자발적이고 비공식적인 사회적 협의체(voluntary, informal, and continuous social bargaining)가 지속적으로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두 번째, 즉 노동단체와 자본단체가 어떻게 조직되어 있느냐하는 것이다. 예컨대, 가장 효과적인 구조는 노동과 자본이 각각 대표성을 갖는 단 하나의 조직으로 수렴되고 모든 노동자와 자본가들이 그 조직에 가입되어 있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대표성을 갖는 조직은 단일화될수록 그리고 거기에 포함되는 구성원이 많을수록 그 협상 결과는 높은 구속력을 갖게 되리라는 것이다. 반대로 협상 테이블에 나와 있는 이익집단이 각자의 구성원을 충분히 대표할 수 없을 경우, 협상 결과에 대한 구속력이 떨어져 결국 사회적 파트너십이나 협의체가 지속되기 힘든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요컨대 중앙•집중화되어 있는 이익집단의 존재가 사회합의주의의 가장 중요한 기본 조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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