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모델의 정치조건’은 수많은 대내외적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적인 노동시장 개혁을 달성한 네덜란드의 개혁과정을 입체적으로 추적해봄으로써, 이를 통해 우리의 정치적 객관성과 상상력을 높여보고자 기획된 연재물입니다. 물론 네덜란드 모델이 과연 ‘성공적’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에서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했을 때, 네덜란드에 사는 노동자들이 우리보다 훨씬 평등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당과 정치인들이 개혁과정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것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네덜란드의 정책결정과정 속에서는 그야말로 정치가 시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 과정들을 차근차근 살펴보면서, 정치의 본래 역할은 무엇이고 그것이 갈등의 현장 속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반대로, 왜 우리의 정치는 이렇게도 시민들의 삶과 동떨어져있는 것인지, 그리고 그 간격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도 함께 고민해봤으면 합니다. 필자주(손정욱)

정경연 에세이2 네덜란드 모델의 정치조건



1장. 더 좋은 민주주의를 위한 상상



손정욱 국회 비서관(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1. 먹고 사는 문제와 정치의 상관성


먹고 사는 것이 힘든 요즘이다. 이럴 때 시민들이 가장 원망하는 대상이 바로 정치권이다. 바꿔 말하면, 시민들이 정당과 정치인에게 투표를 하는 밑바탕에는 본인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두 번의 개혁정부를 지나는 동안에도 먹고 사는 문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뒤이어 출범한 이명박 정부에서도, 다른 건 몰라도 경제 하나만은 살려달라는 시민들의 바램이 무안할 정도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요컨대, 외환위기 이후 15년을 돌이켜보면 이 기간 동안 한국의 경제적 양극화는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로부터 파생되는 자살률, 청년실업률, 노인 빈곤률, 낙태율, 저출산률 등과 같은 사회 병리적 현상들이 세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국가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쯤에서 궁금한 것은 특정한 소수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으로부터 정당성을 인정받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구성원의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정책과 비전들이 도무지 정치권에서 등장하지 않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삶의 무게를 도무지 견디지 못하다가 결국 어떤 희망도 찾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고 마는 청년들과 노인들이 갈수록 급격하게 증가해, 결국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자살공화국’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정치권에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혹은 안하고) 있는 것일까? 누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나가야 하는가? 이 연재를 시작하는 근본적인 문제의식은 바로 이런 한국의 절망적인 상황과 그것이 오랜 시간 방치되고 있는 더 큰 절망에서부터 시작된다.



2. 정치적 객관성과 상상력의 부재


왜 한국에선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다시 말해서 한국의 정당정치는 왜 시민들의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이토록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일까? 여기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정치적 객관성과 상상력의 부재’에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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