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영연구소가 하는 일 중의 하나는 '진보적 자유주의'의 한국적 함의를 정치 및 정책적 맥락에서 찾아내는 일입니다. 과연 자유는 진보적인 걸까요? 그렇다면 그 구체적 의미는 무엇일까요? 진보적 의미의 자유를 스스로 누리고 있거나 타인을 위하여 퍼트리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나의 자유와 타인의 자유,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자유, 그리고 자유와 평등은 상호 어떠한 관계에 있어야 하는 걸까요? 정치경영연구소의 청년 연구원들이 자유와 관련된 이 많은 문제들을 현실에서 해결 또는 극복해가고 있는 분들을 직접 찾아 나서기로 작정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대표적인 자유 이론가 혹은 실천가 분들께 (자신과 타인을 위한) 자유를 실천하는 방식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여쭤보겠다는 겁니다. 아마도 그분들은 젊은 저희들에게 자신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앞으로 모든 인터뷰 내용은 잘 정리하여 여기 이 자리에 항상 올려놓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저희와 함께 이 자유의 향연을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인터뷰 내용은 프레시안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自由人 인터뷰 53> 가수 윤영배

조회 수 2009 추천 수 0 2014.06.18 10:29:21

"멘토? 남의 얘기 들어서 뭐하나"
"사람은 '바뀐다'기보다는 '넓어진다'"


몇몇 사람의 난폭한 결정 /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틈틈이 틈내 입을 맞추는 / 비밀주의 기회주의
눈이 부시게 번쩍거리는 / 형식주의 신자유주의
나쁜 사람들 못된 사람들 / 국가주의 기회주의
추추추 춤추며 떠떠떠 떠들며 투쟁
차차차 참지만 마하하 마할고 투쟁 

- 윤영배 3집 앨범 <위험한 세계> 중 '자본주의' 

그리고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애석하게도 위 노랫말과 말 한마디는 우리 정치의 부패와 무능, 공포스런 현실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애달픈 추모와 간절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민국의 현재를 보여준다. 가수 윤영배는 이 '위험한 세계'를 무덤덤한듯 진지하게 노래한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메시지였기 때문일까. 윤영배가 노래한 <위험한 세계>는 지난 2월,  2014년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차근차근 이어갔다. 3관왕으로 한 번, 예상치 못한 수상소감으로 다시 한 번, 가수 윤영배는 거듭 주목 받았다. 

"노래 하나 했다고 주목받는 것이 한편으로는 불편하다.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그 노래 아무나 부르면 어떤가. 온 세상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치는데, 이야기한 사람에 집중하면 뭐하나. 그 주제에 더 집중해야지…."

'행복했던 순간이 있었느냐'라고 물으니, 그는 다소 불편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왜 그렇게 행복을 찾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겠다. 행복이니 절망이니 하는 극단 중에서도 양 극단에 놓여 있는 가치, 그렇게 특별하게 두드러진 가치에 대해서 무심할 수 있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요즘 세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그만큼 그것을 또 얼마나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나. 정서를 상품으로 만들고 결국 그렇게 감정을 팔아먹는 것 아닌가."

현실을 들여다보면 매 순간 끔찍하고 절망스럽지만, 그럼에도 현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고 이야기했다. 제대로 보고 인식하는데서 출발해야 다른 생각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꾸 들여다보자고, 그는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가수 윤영배는 녹색당 당원이자,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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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윤영배, 그는 녹색당 당원이자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5월, 농부로서 한창 바쁜 시기이다. 요즘 생활은 어떤가.

특별히 하는 게 없다. 제주도에서도 외진 곳에 있어 밖에 나가지 않고 거의 집에 머문다. 하루에 움직이는 거리도 뒷밭에 나무하러 가는 정도로 반경 1킬로미터도 안 된다. 굉장히 단조로운 생활이다. 농사도 텃밭 수준이라 농부라기보다는 '농가 주변인' 정도다(웃음). 

- 1999년 네덜란드에서 학교를 다녔다. 당시 '생활에 제약이 없고 적응할 것이 따로 없어 온몸이 행복했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꼈다'라고 했는데, 당시 생활이 지금 제주에서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서유럽 도시는 한국에서 나고 자라 음악을 즐겨듣던 나에게 늘 가고 싶은 나라였는데, 학교를 빌미삼아 2년 정도 네덜란드를 경험했다. 그곳에서는 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생활했고, 학교만 기차를 타고 다녔다. 학교는 금방 때려치웠다(웃음). 도시 외각에 마당이 있는 집을 운 좋게 구해서 그야말로 진짜 한가로운 생활을 했다. 마당에 불을 피워놓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음악도 실컷 들었다. 

- 제주도에서의 생활이 10년을 넘어간다. 단조롭고 소박한 삶 이면에 '제주도에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도시에서는 굉장히 수동적이고 의존적인 삶을 사는데 비해, 제주도에서는 먹을 것을 농사 짓는다든지, 땔감을 마련한다든지, 필요한 물건을 만든다든지 하는 자신이 직접하는 독립적이고 자발적인 삶이 가능하다. 

서울에 오면 늘 느끼는 것이지만, 도시에 있으면 마치 사육장에 들어온 것 같다.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서 자발적으로 하는 게 전혀 없다. 점점 심해지는 것 같다. 어딜 가나 금지 표시판이 붙어있고, '하지 마라'라는 게 너무 많다. 

제주도에서의 삶은 통제에서 벗어난 느슨함 같은 것이 있다. '너그러운 방관' 같은 삶이 가능한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 

- 직접 머리카락을 다듬어 '이발사'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시장에 예속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머리카락을 직접 자른다고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 

머리카락을 자르는 기술이 좋다기 보다는 불편하면 잘라내는 식이다(웃음). 어릴 때는 거울도 종종 보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이 되니 어떻게 입고 어떻게 보일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없어지더라. 지금은 촌에 있다 보니 맨날 장화만 신고 다닌다. 

내 자신을 꾸미고 가꾼다는 개념은 일종의 정체 의식 같은 것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해서 만들었던 정체 의식을 왜 이제껏 '내 의지인냥 하면서 살았을까'라고 생각하게 된 시점이 있었다. 모든 것에 수동적으로 따라가고 의존적인 것 자체가 불편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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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3집 앨범 <위험한 세계>가 '2014 한국대중음악상'에서 3관왕을 수상, 세 차례의 수상소감에서 '기본소득'을 재차 언급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본소득'이란 개념을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지금 우리에게 '기본소득'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이것을 당연한 관심사로 활발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의제가 됐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이야기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 줄 알아야 자기 의견도 낼 것 아닌가. '기본소득'은 아주 막연한 이야기가 아닐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도 언제부턴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진 것 아닌가. 지금의 자본주의 방식에 대해 우리가 무력하게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지, 불편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족할 수 있을 만큼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자본주의밖에 없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 같다. 그보다는 인간이 삶을 살아가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좀 더 다양하고 비판적인 상상력이 필요하다. 

- 3집 앨범 <위험한 세계>에는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노래가 많다. 노래를 통해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가.

지금까지 음악을 진지하게 했던 사람이 아니다. 음악하는 친구들 주변에서 많이 놀았을 뿐이다. 주변이 그렇다보니, 나처럼 노래 못하는 사람도 느닷없이 노래하게 된 것이다. 음악을 같이 했던 대부분의 친구가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불편한 것을 노래해온 사람들이다. 나도 그 영향을 받아 관심은 늘 불편한 것에 있었는데, 성격도 그렇고 촌에 살다보니 굉장히 소극적이었다. 내 노래는 단지 현장에 있는 사람을 흉내 낸 것이다. 그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 

한편으로는 노래 하나 했다고 주목받는 것도 불편하다. 그게 뭐가 중요하다고. 그 노래 아무나 부르면 어떤가. 이야기한 사람에 집중하면 뭐하느냐는 거다. 주제에 더 집중해야 하는데…. 사실 온 세상이 '나 아파'라고 하며 아우성인데 말이다. 나같이 뭐 하나 했다고 매체에 실린다는 게 웃기다. 어디서 이런 방식이 시작됐는지, 매체가 주도한 것은 아닌지 들여다봐야 한다. 

- 매일 아침 각종 신문을 챙겨보는 걸로 알고 있다. 특별히 관심가는 분야가 있나.

뉴스의 특성상 이슈나 소식이 하루에도 몇 개 씩 올라온다. 수시로 어느 분야든 대충 다 훑어보는 편이다. 눈에 띄는 기사가 있으면, 모아두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이 매체가 갖는 특성을 경계하면서 너무 의존적이지 않게 봐야 한다는 것이다. 

- 블로그를 통해 일상을 살펴보면, 서두르는 것 없는 생활에 책을 읽고 기록하며 본인이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의식을 넓혀가고 있는 것 같다. 

자기중심적이 되면 안 된다. 그게 제일 위험하다. 보통 학생들은 '자기 능력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잘 하는 것, 또는 잘 할 수 있는 것만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다 보니 그것밖에 못하는 사회가 돼버린 것은 아닐까? 물론 그들의 잘못은 아니다. 사회적인 분위기가 개개인을 압도하는 것이다. 

자신을 찾고 싶으면, 본인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제대로 봐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며 '내가 여기 있구나'라고 하면서 자신이 속한 사회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의 인식에 다른 인식을 더해 가는 작업이다. 그러면, 자기 선택도 넓어지고 자유 의지도 넓어진다. 

사람은 '바뀐다'기보다는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그대로 있지만, 자신을 둘러싼 인식의 폭이 넓어지는 것 말이다. 인식의 폭이 넓어질수록 자신은 작아진다. 그렇게 전체 구성원들이 넓어지면 사회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 받아들이기 힘든 절망을 느꼈던 적은 언제였나?

지금이다. 조금만 들여다보고 생각해보면 매 순간이 그렇다. 생태다양성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상에서 3초에 한 개체 씩 영원히 사라진다고 하지 않는가. 늘 그런 인식으로 우리 삶을 돌아보면 매 순간 절망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끔찍해도 들여다 봐야한다. 그람시가 한 말도 있지 않나. 제대로 인식하는 게 출발이 되려면, 먼저 제대로 봐야 한다. 

- 반대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왜 그렇게 행복을 찾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이야기겠다. '웰빙'이니 '힐링'이니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아무리 들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행복'이니 '절망'이니, 양 극단에 놓여 있어 특별하게 여겨지는 가치에 대해서 무심할 수 있는 그런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그냥 평온한 일상을 꿈꾸고 싶다. 요즘 세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 일상이 그만큼 그것을, 또 얼마나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나. 정서를 상품으로 만들고 결국 그렇게 감정을 팔아먹고 있다. 

'내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가'는 누구라도 잠깐만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데, 그것을 알더라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사실이 불행하다. 또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것 중 큰 가치를 갖고 있는 게 많지 않다. 꼭 해야만 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일을 하며 불행하게 살아간다. 이렇게 반복되는 좌절감으로 사람은 피로해지는 것인데,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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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최근 녹색당 당가 제작과 녹음에 참여했다. 어떤 내용을 담았나.

'우리는 노래도 없네?'라는 생각에 만들게 됐다. 녹색당 당원들의 의견을 노랫말로, 내가 곡을 붙이고 연주는 이상순, 편집은 고찬용, 노래는 이한철과 시와 그리고 당원들이 함께했다. 당가는 세 가지 버전으로 제작 될 것이다. 이번엔 시와 버전으로 만들었다.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꼭 정치집단의 행사용 당가가 아니라 녹색의 정서를 담고 싶다. 당원이 아니더라도 듣고 싶은 노래 말이다. 만족할 만한 내용으로 채우기 위해 시간을 갖고 차분히 그리고 천천히 작업 중이다.

- 녹색당도 엄연히 정치 집단이다. 정치 참여, 윤영배에게 어떤 의미인가?

어떤 행태로든지 직접적이나 넒은 의미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 스스로를 어떤 특정 정당에 가두지 않는 '모두의 정치'라는 인식 말이다. 그래야 내가 사육당하지 않을 수 있다. 하나의 국가에 예속되면, 자발적인 삶을 살 수 없다. 어딘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적극적인 정치 의식이 필요하다. 

상업 사회에서 우리는 완전히 수동적인 통제 상태에 들어와 있다. 여기서 '어떻게 자립적일 수 있을까, 어떻게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세상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끔찍한 일과 괴물이 수도 없이 나올 수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위기가 올 수 있다. 먹는 것에서 시작해 기후, 원전 모두가 위기다. 결국 우리 모두는 이대로 있다가는 무기력하게 휩쓸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 가서 이 위기가 느닷없는 것처럼 깜짝 놀랄 것인가? 

지금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생존 방식 자체가 위기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체제의 잘못이다. 지금의 정치는 우리가 가장 기본적인 영역에서부터 어느 것 하나 주도적으로 선택할 수 없게 만들어 놨다. 이 구조는 정교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이를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정치 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 

- 왜 녹색당인가?

녹색당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이번 지방선거에 '국제녹색당'으로 나온 정당은 '녹색당'과 별개다). 녹색당은 기존의 정당 정치 패러다임이 아니다. 추첨제로 제비뽑기를 하는 당이다. 녹색당 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녹색평론>에서 꾸준히 얘기했던 것인데, 어떤 잘난 사람이 대신해서 민의를 수용할 수 없는 구조다. 승자독식은 잘난 놈이 다 먹고, 60~70%의 의견은 없어져 버리는 체제이다. 이를 극복하고 진짜 민의를 반영하는 것을 실현하는 정치 집단으로, 지금은 녹색당밖에 없다.

시류나 흐름에 끌려 다니는 가치가 아니라 근본이 되는 가치, 가장 지역적이지만 가장 지구적인 가치를 녹색당이 담고 있다. 지금까지 어떤 정당도 국가 단위를 벗어나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구체적인 현안으로 갖고 있는 정당도 없었다. 나는 녹색당이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가장 멀리 보고 가장 근원적인 문제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당이라고 생각한다. 생태적인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문제가 아닌가.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 있는 가치를 녹색당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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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윤영배에게 노래란 무엇인가?

아무것도 아니다. 안 해도 그만이다. 여러 번 말했다. 음악은 내가 오랫동안 놀아서 노는 방식에 익숙한 것이지 중요하지는 않다는 말이다. 

음악을 울림이라는 개념으로 보면, 굉장히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상업화 되면서 상품이 됐다. 사람들은 시장에 예속돼 음악 시장이 바뀌면 바뀌는 대로, 항상 수동적으로 무엇인가를 사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음악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철저하게 상업화하지 않으면, 소박한 그릇에 자신 정서를 담아내기가 어려워졌다. 나처럼 운 좋게 주변에 음악 하는 친구가 있으면 좀 더 쉽게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사실 음악에 관심을 갖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내가 특별히 음악 활동을 안 하게 된 것도 이런 것이 불편해서이다.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기본소득'과 연관시킬 수 있겠는데, 만약 기본소득이 실현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가나 예술가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음악에서 상품의 영역이 너무 커졌고 완전히 괴물이 됐다. 

- 생계유지는 어떻게 하나?

처지야 다들 비슷할 것 같다. 일단 기본적인 생활 규모가 작다. 생활 규모가 작으면 작을수록 여백이 많을 수밖에 없다. 차가 없으면 훨씬 한가해진다. 돈이 없어도 마찬가지다. 돈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없게 된 세상이 아닌가. 그러니 돈이 없으면 안하면 된다. 하는 일도 별로 없고, 먹는 것도 별거 없다(웃음). 사람들에게 가장 예민한 부분이 보통 건강에 대한 두려움인데, 그게 다 먹는 것에서부터 온다. 의료자립, 개인위생, 건강을 위해서라면 별 거 안 먹으면 된다. (욕먹기 참 좋은 이야기인데) 실제로 간단하더라. 촌에 사니까 가능한 것이다. 제철 노지 음식 위주로 먹기 시작하면 먹을 게 별로 없다. 

시골에 있으면 씻을 일도 없다. 의지의 차원이 아니라 그냥 익숙해지는 거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대부분이 상업적으로 왜곡되어 있는 것들인데, 이것에서 벗어나면 그만큼 자발적이게 되기도 하고 자유로워진다. 그렇게 되면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가치들이 관념적으로 수월해지고 실제로 생활도 수월해진다. 

-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런 거 없다. 자기가 스스로 비판적으로 생각하면 되지 뭘 그렇게 남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는지 모르겠다.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귀담아 듣는 것, 그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이제껏 멘토니 뭐니 해서, 잘난 사람의 이야기를 듣거나 전문가가 시키는 대로 하고 살아왔다. 남의 이야기 들어서 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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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최형락)

- 윤영배에게 자유란?

자기 이야기를 귀담아 듣는 게 스스로에게 자유를 주는 것 아닐까. 내 자유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당신이 자유로워야 내가 자유로운 것이다. 모두에게 이 자유를 줘야 한다. 자유란, 서로 다른 소리가 부딪치는 소리라고 하더라. 다른 생각, 다른 삶의 방식이 만나는 것. 

이런 자유 의지는 결국 우리의 생활 방식을 확장시킨다. 나한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또 다른 방식이 생기는 것이다. 한 가지 방식이 아니라, 두 가지 방식을 가지게 되면 세 가지 방식을 가지는 게 훨씬 수월해진다. 야생에 간다 해도, 여러 가지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잘 산다. 자유란, 어떤 절대적인 방식에 자기를 가두지 않는 것이다. 

/ 인터뷰: 2014년 5월 23일
인터뷰어: 한림국제대학원대 정치경영전공 박주연, 인터뷰 정리: 정치경영연구소 손어진 선임연구원, 조경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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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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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 돈·권력·일자리부터 내놔라" 한국 전쟁 직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학교에 들어갔을 때 검정 고무신 대신 운동화에 코르덴 바지를 입은 몇 안 되는 아이 중 한 명이었다. 철학, 종교, 사상을 탐닉하던 조숙한 소년...

<自由人 인터뷰 56> 평신도 신학자 김근수 imagefile

  • 2014-08-18
  • 조회 수 1883

"신앙은 보험이 아니다…예수의 삶을 보라" "세월호 유가족, 가장 고통받는 사람" 교황이 왔다. 신자유주의 경제 질서를 비판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편에서 예수의 삶을 실천하는 그의 행보에 많은 이가 주목하고 있다. 하...

<自由人 인터뷰 55> 가수 한영애 imagefile

  • 2014-08-07
  • 조회 수 2196

"내 노래, 늘 시대와 같이 갔다" "뜻대로 사는 것에 주저하지 말라" 대중 앞에 나오지 않을 것 같던 그녀가 말을 걸어왔다. "나 아직 노래하고 있어요" 하고. 무대 위의 짙은 카리스마보단, 수줍고 따뜻한 눈을 가진 한 사람...

<自由人 인터뷰 54> 음악평론가 강헌 imagefile

  • 2014-07-29
  • 조회 수 2524

"한국 대중문화, '자본의 개'가 됐다" "비평은 '아카데미즘' 아니라 '저널리즘'이다" "난 운동권 싫어했어. 걔들도 나를 무진장 싫어했고." 투박하지만, 웃음 띤 얼굴로 손을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는 대학시절 운동권 친구들...

<自由人 인터뷰 53> 가수 윤영배 imagefile

  • 2014-06-18
  • 조회 수 2009

"멘토? 남의 얘기 들어서 뭐하나" "사람은 '바뀐다'기보다는 '넓어진다'" 몇몇 사람의 난폭한 결정 /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틈틈이 틈내 입을 맞추는 / 비밀주의 기회주의 눈이 부시게 번쩍거리는 / 형식주의 신자유주의 나쁜 사...

<自由人 인터뷰 52>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 imagefile

  • 2014-05-19
  • 조회 수 1962

"세월호, 부패한 '관료 행복 국가'의 참사" 개천가의 붉은 장미가 만발하다. 아름다운 5월이라 더욱 슬프다. 만개한 꽃들과 안산 단원고 정문에서 시작한 노란리본 물결은 서울 시청과 청계광장으로, 전국 구석구석으로 너울져 ...

<自由人 인터뷰 51>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 성공회대 교수 imagefile

  • 2014-05-13
  • 조회 수 2009

"세월호, 한국 사회 풍향 바꾼 대사건"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아침 7시 30분, 그 이름도 우습기 짝이 없는 0교시 수업을 시작으로 꼬박 다섯 번의 수업이 진행된다. 점심을 먹고는 세 번의 수업이 더 이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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