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영연구소의 유럽르포'는 우리 시민들로 하여금 유럽의 정치사회와 경제사회에 친밀감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연재물입니다.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해방 후 지금까지 지나칠 정도로 미국 편향적인 모델을 지향해왔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자유주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시점에 즈음하여 우리 시민들도 이제 새로운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것이 그 증거입니다. 경쟁과 성장 그리고 효율성의 가치만을 강요해온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연대와 분배 그리고 형평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경영연구소는 우리 시민들이 이제 미국이 아닌 유럽사회를 유심히 관찰해보길 원합니다. 특히 유럽의 합의제 민주주의와 조정시장경제가 어떻게 그곳 시민들의 삶을 그토록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길 바랍니다. '유럽르포'의 작성자들은 현재 유럽의 여러 대학원에 유학 중인 정치경영연구소의 객원 연구원들입니다. 투철한 문제의식으로 유럽을 배우러 간 한국의 젊은이들이 보고하는 생생한 현지의 일상 생활을 <프레시안>의 글을 통해 경험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유러피언 드림'을 같이 꾸길 염원합니다.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스페인, 망가지는 의료 복지
스페인 의료 복지 개혁의 현주소


느릿느릿하지만 참 편안한 관광대국의 나라, 스페인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와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스페인의 하루는 느릿하게 흘러간다. 기후와 문화의 영향이 크겠지만 스페인 중남부 지역은 북쪽의 다른 자치주(특히 까탈루냐 주, 바스크 주)와 비교해 한 층 더 여유롭다. 비록 내가 생활하는 바르셀로나 시는 까탈루냐 사람 특유의 부지런함과 관광객으로 늘 활기가 넘치지만, 그래도 평일이든 주말이든 한나절 집 앞 야외 노천카페에서 한가로이 커피 한잔을 마실 마음의 여유가 넘치는 곳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불황의 시작: 이미 예견된 대재앙

이런 스페인은 그러나, 국가 위기론이 대두될 만큼 큰 위험에 봉착했다. 세계 재정 위기 여파로 2008년부터 경제 악화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세금 인상, 물가 상승, 실업률 증가 및 사회 복지(의료, 교육 및 연금 제도 등) 개혁안을 두고 일차적 재정 긴축과 예산 삭감 등을 다룬 사회 경제 관련 기사가 연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많은 전문가가 사회노동당(PSOE) 출신의 사파테로 전 총리 집권 당시,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17개 지방 자치 정부의 빚이 과도하게 늘어난 것을 스페인 경제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결국 지난해 말 유럽연합(EU)은 두 차례에 걸쳐 스페인 은행 4곳에 구조조정 자금 413억7000만 유로를 지원했다.

스페인은 1998년 부동산 규제 완화를 시행한 다음 해에 유로화를 도입하면서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붐이 일어났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시작으로 2008년에 폭발한 세계금융공황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이후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꺼지며 가계부채 증가로 인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부실로, 이른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는 유로 존의 시한폭탄 취급을 받는 처지가 되었다. 2012년 기준으로 스페인 총외채는 1조 75억 유로, 우리 돈으로는 약 2600조 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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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파테로 전 총리의 정치 행적을 조롱하는 문구에는 스페인 국민의 분노와 원망이 노골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 http://www.masaborreguera.com/economia/futuro-conomico-espana.html


사파테로 전 총리는 2009년까지 의료 및 교육 등 사회 무상 복지 지원에 긍정적인 요소를 안겨주었지만(외국인 유학생 입장에서 특히 학비 혜택을 많이 받은 것은 개인적으로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무분별한 포퓰리즘 정책과 부동산 담보대출, 계속되는 국가 재정 적자, 예산 낭비만 한 정부 프로젝트(Plan E)들과 노동개혁의 실패 등 결국 한정된 재정 앞에 세계 경제 침체 위기가 닥치자 재정 부족 및 사상 최악의 실업률 상승으로 15세기와 스페인 내란(1936~1939)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정권 교체: 국민 허리띠 조이기 시작

결국 2011년 12월 21일 우파 보수 정당인 국민당(Partido Popular, 이하 PP)의 마리아노 라호이(Mariano Rajoy) 총리가 정권 교체에 성공, 약 8년간의 중도 좌파당인 사회노동당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Jose Luis Rodriguez Sapatero) 총리의 집권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라호이(Rajoy)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8개월이 됐다. 라호이 총리는 출범 직후부터 정부의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예산 지출을 사상 최대 규모로 삭감하고 긴축 안을 시행했다. 특히 스페인의 주요 복지 정책 중 하나인 공공의료, 세금 및 연금 제도의 개혁을 단행했다. 국민당 집권 이후에 더 이상 세금을 올리지 않겠다는 공약은 집권 후 단 2개월 만에 깨지고 말았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민의 분노와 원성으로 돌아올 것이 자명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14일 스페인 전 지역에서 약 80만 명의 시민들이 정부의 긴축 안에 반대해 벌인 시위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을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라호이 총리는 올 상반기 "아직까지 전면적인 구제금융을 신청할 시기가 아니다"라며 경제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자는 뜻을 피력했지만, 현재까지도 꽉 조여진 서민의 허리띠는 좀처럼 풀어지지 않고 있다. 이미 2010년 7월 1일 오른 각종 세금, 특히 기존의 16%에서 18%로 오른 부가가치세 1차 인상과 2년 21%까지 오른 2차 부가가치세는 여전히 국민에게 큰 경제적 압박이다. 국제 통화 기금(IMF)은 2013년도 스페인 총실업률은 27.2%, 그리고 경제 성장률은 1%를 예상했다. 실업률은 34개국 OECD 국가들 중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청년 실업률은 그보다 더 심각한 편이다. 2013년도 기준으로 약 50%(체감 청년 실업률)를 웃돌아 사상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대학 졸업 후 연령대인 25세에서 29세 청년과 외국인 대학생 및 대학원생이 많아 취업의 문은 더 좁아졌다. 대학원 및 박사 동기생들 또한 다니던 회사에서 정리해고를 당했으며, 특히 남미 학생 대부분은 고국으로 돌아갔다. 2009년 이미 많은 이민자가 고국으로 돌아갔다. 2006년만 해도 유로 존에서 창출되는 신규 일자리의 절반 이상이 스페인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 그리고 전 세계 유학생으로 넘쳤던 스페인의 과거는 이제 수그러드는 추세이다.

스페인 보건 의료 시스템 도입의 시작 및 의료 복지 지출의 감소

스페인의 우수한 의료진과 의료 기술은 세계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우수한 편이다. 반면, 의료 서비스 비용이 저렴해 유럽에서도 스페인으로 '의료 관광'을 올만큼 잠재적 시장 가치가 매우 크다.

1986년에 창립된 스페인 보건 의료 시스템(Sistema Nacional de Salud, 이하 SNS)은 보편성(Universalidad)과 무료 서비스를 기본으로, 세금에 의한 공공 자금 지원으로 운영되는 국민 건강 및 복지 증진을 위한 시스템이다. SNS는 초기에 '노동자 보호'를 위한 독일 비스마르크 모델(Bismarck Sistem)에서 영국 비버리지 모델(Beveridge, NHS)로 전환했다. 전자는 독일, 프랑스, 벨기에 및 오스트리아 모델이고 후자는 주로 북유럽 나라들(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아일랜드, 아이슬란드)과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고 포르투갈에서 차용하고 있다.

스페인은 지방 정부에 많은 자치권을 부여해(17개 주 지역별 분권화) 이들 자치 정부는 각각 사법, 행정, 복지 분야(의료 및 교육)에서 자체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행사하고 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는 1975년 프랑코 독재 정권 이후 사회당이 집권하면서 지방 정부에게 재정 지원 및 자치권의 혜택을 줬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선거 때마다 각 정당 간의 치열한 경쟁으로 무상 교육 및 의료 제도에 따른 사회 간접자본, 특히 복지 지출의 급증을 가져왔다.

2013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에 따르면, 스페인은 2011년 전체 GDP 대비 약 9.8%가 의료 지출이었고 이 수치는 20개국 OECD 평균과 거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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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공공 의료 지출 변화 추이. 2003년 의료 지출 증가와 2009년을 기점으로 지출이 감소된 사실이 눈에 띈다.
ⓒEL PAIS (2013월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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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ECD 국가 공공 의료 지출과 민간 의료 지출 비율. 스페인은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의 지출 비율이 OECD 평균과 비슷한 반면, 
대한민국은 두 부문의 지출 비율이 거의 같다. ⓒOECD Health Data 2013


스페인의 복지 제도는 국민 세금에 의존하는 북유럽형 제도인데, 현재 지방 재정의 약 60% 가까이가 복지 예산으로 지출되어왔다. 경제 위기로 인한 재정 긴축 상황에 의료 서비스 수요는 증가한 반면, 사회 보험 등의 수당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국민들의 한탄이 심해지고 있다. 작년 국가 복지 예산이 13.65% 삭감된 것을 시작으로 각 지방 정부 예산 또한 약 10%를 삭감했다. 그리고 올해 추가 예산 삭감이 단행되면서 특히 노인과 장애인들이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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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지방자치단체별 의료비 지출 예산 ⓒEL PAIS (2013월 2월)


위 사진은 총 17개 지방자치 주의 2013년 의료비 지출 예산을 나타낸다. 먼저 짙은 푸른색의 마드리드 중앙 정부는 2010년에서 2013년 대비 1.4% 증가하였고, 서북쪽에 위치한 주들과 동쪽 마요르카 섬 및 이비자 섬이 포함된 발레아레스 제도는 최대 14%까지 예산이 감소했으며, 그 외 자치 주들은 최대 20% 이상 예산을 삭감했다.

카탈루냐 자치 정부의 개인의료보험카드: 바르셀로나

스페인은 17개 지방자치 주 별로 별도의 개인의료보험카드(마드리드의 SaludMadrid 등)를 발급하는데, 카탈루냐 주의 경우 '깟쌀룻(CatSalut)'이라는 개인의료보험카드가 대표적이다. 개인의료보험카드는 자치주 별로 발행하고 있어서 그 지역(주)을 벗어나면 효력이 없어진다. 즉, 카탈루냐 주 바르셀로나에서 발급받은 의료카드(CatSalut)는 마드리드 또는 안달루시아 주에서는 보험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또한 지방정부 별 의료개혁안도 실행여부를 달리하고 있다. 카탈루냐와 바스크 주 및 남쪽의 안달루시아 주는 중앙 정부와는 다르게 불법 이민자를 포함한 인원까지도 자체 예산으로 커버해준다는 방안이다. 이러한 이유로 마드리드 주에 거주하는 환자가 북쪽의 바스크 주(Pais Vasco) 지역으로 치료를 받으러 가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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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사진은 호스피탈 델 마르(Hospital del Mar) 병원 응급실 정문, 오른쪽 사진은 카탈루냐 건강 보험 카드인 깟쌀룻(CatSalut). 
ⓒ 오영균


바르셀로나에서 생활하는 나는 이미 오래 전에 개인의료보험카드를 신청하여 의료혜택을 받아왔다. 그 동안 병원을 간 횟수는 다섯 번도 안 되지만, 담당의사(Doctor de Cabecero, 구역별 공립병원이 그 거주 소지자에게 지정해준 의사)의 진료와 테스트(X-Ray 촬영 외 기타 의료 체크 서비스 등)를 무료로 해주었다. 또 의사 처방전이 있으면 약국에서 최대 60%까지 할인(국가 보조금으로 할인)된 가격으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다. 나의 경우는 감기 몸살 및 바이러스로 의약품 가격이 비싸지는 않았지만 최대 3유로(약 4500원) 이상을 지불한 기억이 없다.

이것을 '꼬빠고(Copago, Copayment)'라고 하는데 쉽게 말해 '의약제 값을 공동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꼬빠고' 정책은 현 국가의 의료비 과대 적자를 완화시키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의료개혁 전에 환자는 모든 병원 의약품을 100% 무상으로 받을 수 있었고, 일부 만성질병 치료제에 대해서는 10%, 모든 처방약에 대해서는 40%만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지난 1월 1일부터 '약값 공동 부담(Copago)' 및 '처방전 당 1 유로(1 Euro Por Receta)', 그리고 약값의 경우에는 최대 60%까지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되었다(그동안은 최대 40%였다). 작년 마드리드에 이어 카탈루냐 정부 또한 의약품 지출 감축을 목적으로 '처방전 당 1유로' 제도를 실시하였다. 카탈루냐 정부는 이 같은 시행으로 실제로 약 2000만 유로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었다(정부의 목표치는 1억 유로다). 최근 스페인 정부는 30억 유로(약 4조 5000억 원)를 절감하기 위해서 긴축과 '꼬빠고'의 인상안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작년 2012년 9월 1일부로 카탈루냐 주도 의료 개혁을 시작해 사회보장(Seguridad Social)에 가입하지 않은 외국인 또는 유학생에 대한 혜택을 더욱 축소했다. 유학생이 개인의료보험카드로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이제 국립 병원 응급실(Emergency) 정도이다. 그래서 개인 보험을 따로 신청하라는 권유를 받았는데, 개인 보험은 적어도 매월 약 60 유로(약 10만 원)를 내야 한다. 일반 국민조차 이 금액은 상당한 부담이다. 보험 카드가 없는 일반 외국 관광객, 불법 체류자 및 유학생들은 응급실에서 의사 진료를 받는 것 만으로도 207유로(30만 원 이상)를 납부해야 하고 X-Ray 촬영 같은 추가 진료는 비용(보통 40유로)을 따로 내야 한다. 결국 이 금액이 부담되는 불법 체류자나 외국 유학생은 체류 기간 동안 감기조차 걸리지 말아야 한다.

마드리드 중앙 정부의 병원 민영화 정책

스페인은 지난 2012년부터 의료계 종사자의 지방 정부 공공의료부문에 대한 중앙 정부의 긴축법안과 노동개혁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은 정부에 자신들의 생존권 및 보건의료 시스템 판매(민영화)와 예산 및 재정감축 반대를 요구했다.

마드리드 지방 정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이 대규모 시위에 중앙 정부는 '현재 장기 불황 상황에서 공공 의료비 지출 및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필연적으로 긴축 및 민영화가 실행되어야 한다'며 병원 민영화를 주장하고 있다. 반대로 의료계 종사자들은 민영화가 시행되면 기존 의료보건 제도의 역할은 상실될 것이며, 민간 기업들(의료 민영화 관련 업체들인 건축 회사, 은행, 다국적 기업 및 보험회사 등)은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 창출만을 위해 환자에게 질 낮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 결국 이는 국민들의 궁핍한 생활로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높은 의약품 가격과 의료 보험료 또한 허리띠를 졸라맨 현재 상황에 큰 부담으로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하지만 라호이 정부는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방안으로 의료 서비스 제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불법체류자에게도 인도주의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2012년 4월 스페인 정부는 의료 복지 개혁을 단행한 후 불법 이민자에 대한 건강 관리 권한조차 말살해 버렸다. 현재 스페인에서 기초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불법 체류자들을 약 90만 명에 이른다(이들 대부분은 정부에서 이미 권한을 취소 또는 말소한 상태이다). 이에 인권 단체들은 인간의 건강 권리조차 무시하는 스페인 정부에 대해 매우 차별적이고 후퇴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불법 체류자(세네갈, 아프리카, 모로코 등지에서 온 불법 이민자 등)가 의료 카드가 없다는 이유로 치료(기초 치료 포함)를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사람이 많다고 연일 보도될 정도다. 이들은 주로 폐결핵과 만성 질환 및 암 등으로 사망한다.

사회적 배제와 불평등 및 건강에 대한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협회 '메디꼬스 델 문도(Medicos del Mundo)'에서는 이 같은 문제 제기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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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디꼬스 델 문도(Medicos del Mundo) 홈페이지


이들은 정부 측에서 불법 체류자에게도 인도주의적인 의료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하지만 재정 긴축을 단행하는 상황에서 청부 측도 무턱대고 누구에게나 의료 지원을 하는 것을 쉽게 허락할 리 없다.

현재 유로 존 국가의 재정위기는 과도한 복지비용의 지출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무상 의료 혜택의 달콤한 열매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무분별한 복지 확대는 결국 나라 재정을 바닥나게 할 것이고 그 몫은 고스란히 국민들이 짊어지게 되는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막상 혜택이 절실한 사람에게 도움의 손길조차 뻗지 못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라호이 정부는 사회, 경제, 금융 및 복지 시스템의 '지속 가능한 중장기적인 정책 방향'을 더욱 모색하며 국정 운영을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에 대한 기대

현재 박근혜 정부의 방향은 '증세 없는 복지 체계 개선'인 듯싶다. 물론 국가 경제가 원활하고 재정적으로 부족하지 않다는 조건이라면, 이 제도는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항상 미국이나 중국 또는 유럽경제 여파에 민감할 정도의 경제 규모라면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얼마 전 장하준 캠프리지 대학 경제학 교수의 "증세 없이 선진국 복지는 불가능하다"는 서울대학교 특별 강연 기사를 읽었다.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단 말에 크게 공감한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이 잘 운영되고 사회 깊은 곳까지 눈으로 그리고 몸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실천적이고 가시적인 면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정책 및 시스템을 컨트롤하는 전문가들도 조금 더 신뢰감 있고 책임 있는 실천적 노력이 따라야 발전이 있을 것이다. 국민을 위한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의 끊임없는 개선과 발전을 기대한다. 결국 전 국민과의 약속과 신뢰가 연계될 때 보다 밝은 내일이 있을 것이다.

오영균 바르셀로나 대학교 경영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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