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영연구소의 유럽르포'는 우리 시민들로 하여금 유럽의 정치사회와 경제사회에 친밀감을 갖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연재물입니다.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우리 사회는 해방 후 지금까지 지나칠 정도로 미국 편향적인 모델을 지향해왔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자유주의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있는 시점에 즈음하여 우리 시민들도 이제 새로운 모델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건설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것이 그 증거입니다. 경쟁과 성장 그리고 효율성의 가치만을 강요해온 과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연대와 분배 그리고 형평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노력들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정치경영연구소는 우리 시민들이 이제 미국이 아닌 유럽사회를 유심히 관찰해보길 원합니다. 특히 유럽의 합의제 민주주의와 조정시장경제가 어떻게 그곳 시민들의 삶을 그토록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들어주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길 바랍니다. '유럽르포'의 작성자들은 현재 유럽의 여러 대학원에 유학 중인 정치경영연구소의 객원 연구원들입니다. 투철한 문제의식으로 유럽을 배우러 간 한국의 젊은이들이 보고하는 생생한 현지의 일상 생활을 <프레시안>의 글을 통해 경험하길 바랍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유러피언 드림'을 같이 꾸길 염원합니다.


"안마사까지 두는 회사…일하는 게 즐겁다"
스웨덴의 노동환경


목요일 오후 3시 10분. 책상에 앉아 마지막 남은 집중력을 쏟아내고 있는 한때, 직장 동료가 문을 두드린다. "커피 한잔하고 일해요." 아, 간식 시간이구나.(커피, 차, 다과와 함께하는 스웨덴식 간식시간을 피카 (fika)라고 한다. 필자 주) 직원 식당에는 이미 20명 정도 되는 동료들이 나와 음료와 다과를 즐기고 있다. 더운 날씨 때문인지 오늘은 간식을 담당한 동료들이 아이스크림을 준비했다. 동료들은 여름 휴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대부분 짧으면 2주, 길면 4주의 여름휴가를 다녀 온 뒤라 그런지 얼굴에 피로한 기색이 별로 없었다. 멀리 여행을 다녀 온 사람도 있었고 스웨덴에 있는 여름별장에서 가족끼리 시간을 보낸 사람도 있었다.

문득 업무관련으로 뭘 물어볼 생각으로 동료 A를 찾았다. 자리에 없는 것 같아 다른 이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탁아소에 아들을 데리러 가는 날이라 일찍 퇴근했단다. 이제 다 먹고 자리로 돌아가려는데 리셉션에서 근무하는 동료가 "이번 주 금요일에 안마사가 오니 예약 아직 안 한 사람들은 예약해요" 하고 알려준다. 아무래도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어깨결림이나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는 직원들이 많아 한 달에 한 번 있는 안마시간은 인기가 있다.(내가 다니는 기관의 경우 마사지 비용의 50%는 회사에서 부담하고 50%는 개인이 낸다. 물론 회사에서 100%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일년에 1600 크로나 한화로 27만 원이 건강 보조비로 나오는데 거기에서 차감하는 회사도 있다고 한다. 필자 주)

스웨덴 직장의 오후 풍경이다. 내가 이제까지 스웨덴에서 일하며 받았던 가장 큰 감흥은 직장 동료들이 일을 '재미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상사와 인사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도 내가 한 달 동안 얼마만큼 일했는지를 보고 일을 너무 많이 했다면 '좀 쉬어라'라고 권고한다. 그리고 6시가 되면 거의 모든 직원들이 퇴근한다. 그렇다. 나는 일을 하는 것이 즐겁고 직장에 나오는 것이 즐겁다.

스웨덴의 직장은 말 그대로 노동자를 위한 복지, 상생의 문화, 수평적 조직구조, 협동적인 업무관계 등이 실현되는 '노동자를 위한 직장'이다. 대체 이런 직장들이 평준화된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스웨덴은 선진국이니 가능한 것인가? 여러 가지 사회, 경제, 문화적인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하나는 바로 노동조합 때문이다.

스웨덴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하는 비율은 67.5% 이다. 이는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하게 높은 수준으로 (미국의 11.3%, 영국의 25.6%, 일본의 18.1%), 우리나라의 9.9% 의 6배가 넘는다. 스웨덴의 복지를 설명 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스웨덴의 '직장'이고, 노동조합은 인간다운 직장생활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볼 수 있다. 연봉협상, 연차, 각종 혜택, 직장 내 차별과 같은 중요한 사항을 노동자의 입장에서 사측과 협상하여 현재의 수준의 올려놓은 것이 바로 스웨덴의 노동조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웨덴인들은 왜 노동조합에 가입하는지, 그렇다면 노동조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이고 현재 노동자를 위한 스웨덴 직장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스웨덴 노동조합 개요

스웨덴의 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사업별로 아주 다양하다. 의사노조, 약사노조, 기자노조, 사무직노조, 교사노조, 기계산업노조, 심지어 경찰노조까지 있다. 이는 산업과 업종별로 다를 수 있는 직장에 관련된 사항들을 다룰 수 있는 전문성이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 한국의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나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같은 노조연명이 스웨덴에는 세 개가 있는데, 산업 노동자들이 가입하는 노동조합 연맹 (이하 산업노동자노조연맹, LO, 조합원 170만 명), 변호사, 의사, 건축가 등의 전문직 노동조합 연맹 (이하 전문직노동자노조연맹, Saco, 조합원60만 명), 사무직 노동자들이 가입하는 연맹 (이하 사무직노동자노조연맹, TCO, 조합원 130만 명) 이다. 2008년~2011년 사이에 산업노동자노조연맹은 10만8200명의 조합원이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전문직노동조합연맹은 4만5900명의 조합원이, 사무직노동조합연맹은 2만5400명의 조합원이 증가했다.

이들 노동조합연맹은 단체 협상권을 바탕으로 해마다 단체로 임금 인상률을 협상하고 전반적인 노동 이슈를 정한다. 그 중 산업노동자노조연맹(LO)의 영향력은 스웨덴에서 가장 막강하다. 1920년부터 현재까지 86년간 집권 정당이었던 스웨덴 사회민주당 (이하 사민당)과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여 노동정책 분야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초기 강령은 산업노동자노조연맹의 조합원들은 모두 사민당의 당원으로 가입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2년 후 개정된 강령에 따라 노조연맹차원에서 모든 조합원이 특정 정당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1991년에 다시 개정된 법에 따라 노조연맹 조합원이 특정 정당에 가입하는 대신 노조연맹이 단체로서 정당에 가입하도록 되었다. 조합원들의 정당 의무가입이 없어지면서 1980년에는 120만 명에 달했던 사민당 인원수는 1991년에 25만 명 이하로 급감한다. 전통적으로 사민당과 노조연맹은 기본적인 가치를 공유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지만 지금은 양 단체의 협력관계는 다소 와해된 상태이다.

학생과 퇴직연금 수령자, 구직자를 포함해 스웨덴 노동조합 조합원은 350만 명(2012년 기준)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공무원 노조가 불법이지만, 스웨덴 단일 노조 중 가장 큰 노조는 무려 50만 명의 조합원이 가입한 지방 공무원 노조이다. 통계상으로도 85% 대 65%로 공적 부분 노동자들이 사기업 노동자들보다 노조에 더 많이 가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여성 노동자의 노조가입률이 74%로 남성 노동자들의 67%보다 높다는 것이다. 반면, 육체 노동자가 비(非) 육체 노동자보다 노조가입률이 낮다.


스웨덴 법에 따른 노동자의 권리

△ 병가
참고로 스웨덴에서는 공공 의료보험이 따로 없다. 그래서 회사에서 건강보험료를 따로 지출하지 않는다. 병가를 낼 경우 첫날은 급여가 나오지 않는다. 둘째 날부터는 급여의 80% 가 나오며, 회사는 첫날을 제외한 13일째까지 급여의 80%를 지불해야 한다.(병가를 내기 일주일까지는 의사에게 따로 확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병가 14일 이후의 급여는 누가 지불할까? 스웨덴 사회보험기관 (Försäkringskassan)이 회사와 마찬가지로 급여의 80%를 지불한다. 만약 180일이 지난 다음에도 직장에 복귀할 수 없다면, 그때부터는 급여와 상관없이 일정금액의 지원금을 364일 동안 받을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도 직원이 병가를 내는 상황이 달갑지 않기 때문에 건강한 생활을 권장하는 차원에서 앞서 설명한 건강 지원금으로 헬스클럽 등록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 육아 휴직
스웨덴에서는 480일간의 유급 육아 휴직이 보장된다. 육아 휴직 기간은 부모가 나눠 써야 하는데 각각 최소 60일 사용 가능하다. 스웨덴은 1974년 전 세계 최초로 여성 육아 휴직을 부모 육아 휴직 제도로 전환한 나라이다. 특히 아버지는 아기가 태어나면 10일 연가를 추가로 받는다. 또 다른 장점은 휴직 기간을 쓰는 것이 꽤 자유롭다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기 60일 전부터 8세가 될 때까지 480일을 나누어 파트타임으로 쓸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녀가 1세가 될 때까지 어머니가 풀타임으로 휴직한 다음에, 1세에서 1.5세 사이에는 아버지가 휴직할 수도 있다. 혹은 아이가 1세가 된 후에 아버지가 파트타임으로 전환하여 일찍 탁아소에서 아기를 데려와서 하루 중 반은 육아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스웨덴 육아휴직에 대한 한국어 자료가 많다. 그 중 <한겨레> 2011년 5월 15일 자, "남편과 번갈아 육아휴직…"눈치를 왜 보나요?". 필자 주)

△ 실업급여
실업급여는 실업보험에 가입한 자에게만 나온다. 실업보험의 종류는 업종에 따라 다른데 노조연맹에서 운영한다. 하지만 실업급여는 기본적인 생활비를 간신히 보장하는 수준이고 받을 수 있는 기간도 한정되어 있다. 따로 노조에 가입한 경우에는 추가적인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혜택이 있다.

△ 직장연금
스웨덴의 연금 제도는 기초국민연금, 직장연금, 사적연금으로 나뉜다. 기초국민연금의 급여는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직장연금은 퇴직 후의 소득의 중요한 부분이다. 직장연금은 고용주가 부담하도록 되어 있다.


노동조합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

스웨덴 법으로 정해져 있는 직장인을 위한 혜택 이외에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무엇일까? 실업보험은 대표적인 실질적 혜택이다. 실업보험에 가입하려면 한 달에 2만 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야 한다. 실업보험에 가입한 조합원이 실직을 한 경우에 원래 임금의 80%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실업보험 이외에 노조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바로 여러 가지 구제 및 상담이다. 스웨덴 최대의 사무직 노동자 조합인 유니오넨(Unionen)의 경우 연봉협상, 직장 내 차별, 경력개발, 예를 들어 연말에 연봉협상 시기가 되면 노조들은 바빠진다. 직장 내 차별은 인종, 성별, 고용 상태(정규직, 비정규직, 파트타임, 풀타임), 나이, 장애, 국적, 성적 취향 등의 따른 차별을 말한다. 노조들은 업종, 경력에 따라 평균적으로 얼마 정도의 임금을 받는지와 연봉협상에 대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장이 노조와 단체 교섭 조약을 맺고 있는 경우 노조에서 직접 연봉협상 과정을 검토할 수도 있다. 그뿐 아니라 조합원이 경력 문제로 고민할 때 노조는 이력서 검토와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따로 교육이나 연수가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 2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사업장 내 작업환경도 노조의 활동영역 중 하나이다. 대부분 스웨덴 사업장들은 작업환경에 관해서 꽤 자세하게 기술된 정책이 있다. 작업환경은 산업재해와 안전과 같이 노동자의 안전에 직결되는 환경적 요소뿐 아니라 직장 내 차별, 휴식시간, 업무로 인한 육체적 혹은 정신적 상해, 탄력시간제와 같이 폭넓은 분야를 포함한다. 사업장에서 정책을 세울 때 단체 협약을 맺은 노조들이 정책을 검토하고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유니오넨과 같이 큰 노조라고 하더라도 모든 사업장에 일일이 관여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사업장마다 대표를 뽑아 이 선출된 대표가 주로 상위 노조와 연락하게 된다. 이들에게는 또한 경영진들과의 협상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보통 이사회에도 조합원들이 참석하는데 전체 참석자 중 3분의 1을 노조에서 지정하기도 한다.

노조를 통해서 혜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조합원뿐만이 아니라 사업장과 고용주들이기도 하다. 고용주들은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노조를 통해서 이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고용주나 경영진들도 노조에 대해 우호적인 자세인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민주적인 절차를 중요시하는 전통에 따라 수평적인 조직관계를 확립해온 스웨덴의 사회적인 결과물인 것 같기도 하다.

노동자를 위한 직장

스웨덴의 노동조합은 민주주의의 원리를 직접적으로 따르는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노동자의 노동조합인 셈이다. 뉴스를 가장하여 정치 풍자 코미디를 표방하는 "더데일리쇼(The Daily Show with Jon Stewart)"는 스웨덴을 '사회주의 국가' 이라고 폄하한 미국 공화당의 주장을 풍자한 프로그램을 2009년에 방영했다. "더데일리쇼" 제작팀은 스웨덴의 공장과 거리 등을 방문하여 스웨덴 사람들에게 "일하는 것이 즐겁나?"라는 질문했다. 스웨덴 사람들의 반응은 "일하는 것이 재미있다, 나는 내 직장을 좋아한다" 였다. 이를 보고 리포터를 가장한 코미디언이 혀를 끌끌 차며 "세뇌가 돼도 단단히 됐군!"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스웨덴에 가기 전에 방송을 보았는데 나 또한 '행복한 노동자'라는 것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실소를 했었다. 그런데 실제 스웨덴의 노동 현실은 그 방송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얼마 전 신문에서 한국의 한 소프트웨어 회사의 작업환경에 관한 기사를 보았다.(2013년 2월 4일 자 <경향신문> "내가 본 제니퍼소프트". 필자 주) 대표가 직접 "회사에서 좀 놀면 안 되나요?"라고 해서 유명해진 그 회사는 모두가 부러워할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었다. 그 복지제도의 배경에는 (정말로) 사람이 먼저인 철학이 꼼꼼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기업이 '삶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믿는 대표의 말이 인상적이고도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만일 스웨덴의 노동 환경을 이해하고자 할 때, 앞서 이야기했던 직장 내 구구절절한 '혜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껍데기만 보는 것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노조의 오랜 노동 운동의 결과로 지금과 같은 직장 내 복지혜택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1932년 무렵 사민당이 주창한 '국민의 집 (Folkhemmet)' 사상을 통해 무상교육과 기초 의료보험을 도입돼 스웨덴 식 사회 민주주의와 복지의 근간을 이루었다면, 1980년대에는 노조를 중심으로 '좋은 직장 (Det Goda Arbetet)' 사상이 주창되었다. 좋은 직장의 기준은 고용안정, 공정한 이득분배, 공동정책결정, 협동, 모든 일에 전문적 지식 적용, 직업 내 훈련, 사회적인 요구를 고려한 노동시간, 직장 내 평등,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작업환경이다. 좋은 직장의 기준은 1991년에 산업노동자노조연맹회의에서 통과되어 노조 운동의 근간이 되었다.

노조의 약화와 경쟁력강화를 위한 압박

현재 스웨덴의 노조 가입률은 67%로 전 세계의 평균 노조가입률과 비교했을 때는 높지만, 1999년 스웨덴의 노조가입률이 80%였던 것과 비교하면, 스웨덴의 노조가입률은 지난 10년간 하락세에 있다. 스웨덴 기업들은 이미 90년대부터 오프쇼어링(off-shoring)을 하고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했다. 그에 따른 효율성 증진과 경쟁력 강화의 압박이 스웨덴 노동시장도 가해졌다. 파트타임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도 많다. 프로젝트 단위로 예산이 측정되기 때문에 프로젝트 기간에 맞춰서 2년까지는 임시직으로 고용할 수 있고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는 경우도 아주 흔하다. 정규직으로 채용된 경우에는 보통 6개월간의 시험기간을 거쳐 그 기간 동안 고용주는 직원을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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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노조가입률 ⓒOECD

노동시장 유연화와 함께 노조가입률도 점차 낮아지고 있으니, 앞으로 스웨덴 직장도 무한 경쟁 논리에 떠밀려 살벌해질까 걱정된다. 이런 위협 때문에 노조도 경영진도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인력 감축보다는 IT와 접목한 혁신을 중심으로 생산성을 향상해왔다. 전반적으로 IT기업들이 강세한 상황에서 이들이 프로세스 관리와 혁신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은 눈여겨 볼 만하다. 생산성에 대한 압박은 노동 환경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지금의 스웨덴 노조들의 활동이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진 것이다.

마치는 말

현재 스웨덴과 한국의 노동환경은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조건과 복지혜택만을 놓고 두 나라의 노동환경을 따져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회사마다 유급 유아 휴직이 있다거나, 건강 증진을 위해서 안마사를 둔다는 것과 같은 단편적 사실은 스웨덴 직장이 왜 좋은 직장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대한 답이 아니다. 그것에 앞서 스웨덴의 노조가 기본적인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을 넘어 노동자의 삶의 향상과 경력 발전을 위해서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스웨덴 내의 노조 역할과 직장 내 복지정책들을 가능하게 하는 노동 환경을 보면서 한국의 노조운동이 나아가야 할 장기적인 비전을 그려보면 좋겠다.

인건비가 비싼 탓도 있겠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직장에는 60명 정도의 직원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주방을 치우는 청소부가 따로 없다. 그렇다고 직위가 낮은 직원이나 인턴을 시키는 것도 아니다. 식기 세척기를 돌리고, 식기를 제자리에 놓고, 주변을 정리하는 일 등은 말 그대로 청소 및 정리 업무이지만 모든 직원이 1년에 2주 혹은 3주 동안 공평하게 주방 정리를 분담한다. 이사도 예외는 아니다. 단, 무급으로 인턴을 하고 있다면 면제다. 의외로, 스웨덴에서도 무급 인턴이 흔한 편이다. 따라서 무급으로 인턴을 하면서 주방 정리까지 하게 한다면, 무급 인턴 제도의 남용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아직도 이른 아침 나의 상사가 식기 세척기를 비우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낯설다. 모두가 쓰는 공동 주방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의무를 전 직원이 분담한다는 것은 스웨덴의 평등한 직장 생활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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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워크숍에서 내가 속한 팀이 1등을 했을 때의 사진.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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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책상과 의자는 편안한가요? 업무 관련 건강 문제를 줄이기 위해 높낮이 조절이 
전자동으로 가능한 책상과 무시무시한 가격의 사무용 의자를 쓰고 있다. ⓒ김경미


/김경미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 (SIWI)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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