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적 자유주의, 복지국가, 조정시장경제, 합의제 민주주의 등 한국 사회의 질적 발전에 필요한 대안담론들을 제시하고, 그 구현 방안들을 논의하고 도출해내는 열린 토론의 장입니다.

[제7회 대안담론포럼 - 한국의 대안정치경제모델을 찾아서]



외환위기 이후 금융·재벌 체제 변화와 대안모델

 

 싱크탱크 연구팀

 

 

1. 들어가며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시장경제는 공고화 되었고,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어 시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졌다. 많은 사람들은 국가개입을 축소하고 자유시장경제를 확대하는 것이 권위주의적 관치경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고 경제를 민주화하는 방안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그러나 11표의 자유시장경제(liberal market economies) 원리는 원천적으로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11표의 민주주의 원리와 작동원리 및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충돌할 수밖에 없다.


11표 원리가 주로 일반시민들의 사회경제적 후생을 증진시키는 소비자 주권을 의미했던 시대에는 11표의 자유시장경제 원리가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자유화자본자유화 이후, 11표 원리는 소비자 주권의 소박한 수준을 넘어서 자본의 이탈 권력(exit power)을 의미하게 되었다.


외환위기 이후 이루어진 신자유주의 구조재편은 한국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었다. 1997년 체제는 시장경쟁과 유연성 강화라는 미명 아래 일반시민들의 삶과 경제생활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구조화시켰다. 1997년 체제는 시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실질적 민주주의를 훼손시키고 있다. 민주화 이후 재벌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고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상위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급속히 심화되었다. 재벌들은 경제력으로 관료, 법조계, 언론계, 학계 등 핵심 엘리트를 매수해 하위 지원세력으로 확보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특권 세력이 되었다. 한국 사회는 이제 민주주의와 공정한 시장경쟁의 전제조건인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이 글은 외환위기 이후 신자유주의 구조재편 과정에서 금융과 재벌 부문에서 어떤 변화가 이루어졌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대형화·독과점화된 금융회사는 공공성을 외면하고 수익성을 추구하면서 기업금융을 기피하고 부동산 담보 대출과 가계부채 급증을 낳고 거시경제 위험을 높이고 있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심화되었지만, 재벌의 투자와 성장이 국내 고용 증가와 낙수효과를 가져올 것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이 글은 이런 금융과 재벌 부문의 문제를 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금융 및 재벌체제 대안모델의 방향을 제안할 것이다.

 

 

2. 외환위기 이전 한국경제

 

발전국가(developmental state)가 산업화를 추진하는 단계에서 놀라운 경제성과를 냈지만 발전국가 모델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었다. 발전국가 모델은 시장 미발달, 시장 미비로 시장경제만으로는 산업화의 동인을 찾기 어려운 시기에 유효한 모델이므로 시장경제가 발달하면 민간주도의 경제체제로 이행해야 했다. 그러므로 발전국가 모델은 원천적으로 한시적인 것이었다.

국가-재벌의 발전지배연합체제는 국가가 재벌을 지원하고 규율하는 체제였다. 따라서 1980년대 후반부터 재벌을 규율했던 발전국가의 역할을 대신할 장치가 없는 상태에서 경제 자유화가 전개되면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 이후 은행이 민영화되었고 재벌은 이미 제2금융권 장악으로 자금조달능력이 크게 강화된 상태였다. 정책금융은 농축산자금, 주택자금, 중소기업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어서 재벌에게 돌아가는 정책금융의 비중은 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증권시장 활성화로 재벌은 직접금융을 통해 유리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그러므로 관치금융을 통한 국가의 재벌에 대한 영향력은 1980년대 후반 3저 호황시기를 기점으로 급속하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가-재벌의 수직적 발전지배연합 관계도 약화되었고, 재벌은 국가 규율로부터 점차 독립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규제완화, 금융자유화, 자본자유화 정책을 비교적 조심스럽게 추진했지만, 11표 원리로 작동하는 시장자유화정책이 원천적으로 불평등의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11표의 민주주의 원리와 충돌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은 부족했다. 즉 민간주도 경제로 이행한다는 것이 발전국가체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시장경제모델로 가는 것인지, 그리고 재벌 규율을 무엇으로 대신할 것인지에 대한 체계적인 전략이 부족했다. 더욱이 시장자유화 이행과정에서 자본자유화같이 새로 도입된 시장제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때 외환위기와 같은 체제 위험(system risk)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인식도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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