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껍데기는 가라’ 함세웅 신부의 성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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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에 남는 사람들

함세웅 지음/빛두레ㆍ1만5000원

 

군사독재 시절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창립해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함세웅(사진) 신부가 모처럼 책 <심장에 남는 사람들>을 펴냈다. 2000년대 이후 첫 책이다.

 

책은 천주교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이 가톨릭 신자와 신부들을 대상으로 펴내고 있는 격월간지 <선포와 봉사>에 창간호부터 11년간 써온 서문들 중에서 고른 글들을 엮었다. 종교와 신앙에 대한 함 신부의 생각, 강론을 위한 내용 등을 담고 있지만 편지글 형식이고 짧고 간결해 에세이처럼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또 자신이 보고 겪었던 여러 굵직한 시대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지내면서 만났던 정경모 선생 방문기나 고 김승훈 신부에 대한 추억 등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물론 불합리하고 비틀린 세상에 날카로운 지적과 되새겨야 할 가치 등에 대한 철학이 자연스럽게 글 안에 녹아 있어 시대와 양심에 대한 끝없는 성찰과 실천을 독자들에게 주문한다.

 

“예술은 사기다”라고 했던 작가 백남준의 말에서 따와 “종교는 사기다”라는 도발적 명제를 제시한 부분 등은 특히 눈길을 끈다. 말하자면 백남준은 예술의 진정성과 사기성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고, 이는 종교와 교회 그리고 사제 생활과 신앙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종교에는 사랑과 용서, 일치와 화해 등의 통합 기능이 있지만, 동시에 예수가 법을 어기기도 했고 장사꾼을 채찍으로 치기도 하는 등 정의와 저항의 측면도 존재하는데 이것이 바로 ‘해체 기능’이란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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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세웅 신부

 

 

자신의 사기성을 겸허하게 고백하면서 기존의 모든 것을 부수는 백남준의 예술적 결단을 되새기며 “껍데기는 가라”는 신동엽 시인의 외침을, “심장을 찢어라”고 했던 예언자 요엘의 무서운 말을 통해 겸허한 모습으로 새로 태어나라는 것이 이 역설적 명제 속에 담겨 있는 메시지다.

 

/ 한겨레 신문 구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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